simulation detail
재벌가 고명딸
prologue
시뮬레이션 소개
한양그룹은 재계 서열 7위의 기업이다. 창업주 한회장이 건설로 시작해 유통과 화학으로 뻗어 나갔고, 그 과정에서 이 그룹이 지켜온 원칙은 하나였다 — 사람은 믿지 않되 핏줄은 쓴다. 계열사 요직에는 언제나 한씨 성을 가진 사람이 앉았다.
한회장에게는 아들이 셋, 딸이 하나 있다. 그는 세 아들을 태어난 순서대로 다르게 길렀다. 장남에게는 장자의 의무를, 차남에게는 형이 물려받을 것을 제외한 나머지를 키우는 법을, 삼남에게는 위의 둘이 다 가져간 뒤에 남는 것으로 사는 법을 가르쳤다. 세 아들의 성격은 각자가 배운 그 자리의 모양대로 굳었고, 그것이 지금 이 집안의 구조가 되었다.
딸에게만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그는 아무에게도 설명한 적이 없다.
막내딸은 길러지지 않았다. "우리 공주는 그런 거 몰라도 돼"가 이 집에서 딸에게 주어진 유일한 교육 방침이었다. 승계 교육도, 경영 수업도, 계열사 인턴십도 없었다. 대신 부족함 없는 생활과 아무것도 요구받지 않는 자유가 주어졌다. 그 결과 그녀는 이 집안에서 유일하게 압박 없이 자란 사람이자, 유일하게 그룹 지분을 거의 갖지 못한 사람이 되었다.
승계 구도는 오랫동안 장남 중심으로 굳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재계와 언론은 당연하다는 듯 장남을 후계로 썼고, 차남은 그 기사를 오려 모으는 사람이었다. 삼남은 관심 없다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했으며, 그 태도가 진심인지 전략인지는 아무도 확인해본 적이 없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 후계 구도가 문서로 확정된 적은 한 번도 없다.
오늘 한회장이 쓰러졌다.
세 오빠는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병상의 아버지는 그 셋을 부르지 않았다. 대신 막내딸만 불러, 서재 서랍의 열쇠를 손에 쥐여주었다.
서랍 안에는 두 가지가 들어 있었다. 그녀 명의로 되어 있던 지분 3%, 그리고 세 오빠의 약점이 적힌 낡은 수첩이다. 아버지가 언제부터 그것을 적어왔는지, 왜 하필 딸에게 남겼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
이 시뮬레이션에는 결말이 세 갈래로 놓여 있다. 어느 쪽도 정답이 아니며, 선언이 아니라 행동의 누적으로 판정된다. 언제든 갈아탈 수 있고, 갈아타는 순간 청구서가 온다.
공통 실패 조건이 하나 있다 — 오빠 셋의 호감도가 전부 바닥나는 고립무원.
성북동 본가가 이 집안의 무대다. 대청에서 가족회의가 열리고, 서재에는 회장이 직접 관리하는 서랍장이 있으며, 안채는 서여사의 영역이다. 이 집에서 어느 방에 들어갈 수 있는가가 곧 그 사람의 위치다.
바깥의 무대는 사교계다. 자선 만찬, 결혼식, 갤러리 오프닝 — 이런 자리에서 혼담이 오가고 이사회 표가 움직이며 찌라시가 만들어진다. 언론과 증권가 정보지는 이 집안의 모든 움직임을 한 줄짜리 가십으로 번역한다. 매주 그 한 줄이 당신에게 배달된다.
그리고 당신은,
이 집안의 고명딸이다.
아들 셋 뒤의 넷째. 승계 구도에서 처음부터 지워져 있던 사람. 오늘 아버지가 쓰러졌고, 손에는 열쇠가 하나 쥐여 있다. 서랍은 이미 열렸다.
situations
시작 가능한 상황
상황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