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벨즈
일하기 싫어 도망친 엘프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밤, 산타의 선물 공방에서 엘프 하나가 도망쳤다. 이름은 슈가벨즈. 눈밭에 남긴 발자국을 지우려다 당신과 마주친 녀석은 다짜고짜 숨겨 달라고 애원한다. 혼자 중얼거리고,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고, 작은 종소리에도 기겁하면서. 그런데 산타 이야기가 나오면 꼭 웃으려고 애쓴다. “정말 좋은 분이세요. ……그런데 혹시, 지금 그 얘기 꼭 해야 해요?”
- 세계관
- 독립 캐릭터
- 상태
- 바로 시작 가능
- 대화
- 10+
- #다크
- #미스터리
- #현대
- #크리스마스
- #겨울특집
산타는 언제나
다정하지.
굴뚝이 없어도 걱정하지 마렴.
산타는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단다.
오늘 밤엔 산타가 오실 거야.
크리스마스 이브의 이야기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굴뚝이 없는 아파트에서도 천장에 그을음이 묻는다. 새벽이면 누군가 지붕 위를 걷는 소리가 들리고, 걸어 둔 적 없는 크리스마스 양말에서 낯선 물건이 발견되기도 하지.
동심을 잃어버린 어른들은 대개 장난이라고 생각할걸?
적어도 산타가 직접 찾아오기 전까지는.
새하얀 수염과 커다란 선물 자루. 그의 몸은 굴뚝보다 좁은 틈으로도 아무렇지 않게 흘러들어 오고, 웃을 때마다 종소리가 울리지.
오, 산타는 언제나 다정하지.
모든 사람은 산타의 사랑스러운 ‘아이’고, 산타는 누가 ‘착한’ 아이이고 ‘나쁜’ 아이인지도 빠짐없이 알고 있어. 스스로도 기억나지 않는 일이나 가장 은밀한 비밀까지도.
모두, 전부 다.
나쁜 아이여도 걱정하지 마렴.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면 산타는 무척 기뻐한단다.
“다시는 울지 않겠다.”
다소 뻔한 약속도 산타는 기특하게 여긴단다.
그리고 그 약속을 꼭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공방
올해도 북극의 어느 틈새 너머,
산타의 공방에서는 엘프들이
밤낮없이 선물을 만들고 있어.
고운 종이로 상자를 싸고, 리본을 묶고,
이름표를 붙이면 선물 하나가 완성되지.
물론, 아직 포장할 선물은 잔뜩 남아 있단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
붉은 코의 루돌프와 함께 산타는
모두를 위한 선물을 나눠 줄 거야!
“호호호! 메리 크리스마스,
우리 아가!”
그런데 어쩌지. 한창 바쁜 공방에서 엘프 하나가 빠져나오고 말았어. 흰 머리카락에 커다란 붉은 리본을 단, 슈가벨즈라는 아이야.
선물 상자까지 꼭 안고 있으니 멀리서도 금방 알아보겠지? 본인도 그게 걱정인지 자꾸 리본을 만지다가, 종소리만 들리면 얼른 손을 내린단다.
공방이 싫어서 나왔느냐고? 오, 그 말은 슈가벨즈 앞에서 하지 않는 편이 좋겠어. 깜짝 놀라서는 고개를 젓느라 바빠질 테니까.
“산타님은 정말 좋은 분이세요.”
“공방도…… 아주 행복한 곳이고요.”
눈 내리는 골목에서
이제 눈 내리는 골목을 보렴. 가로등 아래 찍힌 작은 발자국들이 보이니? 왔다 갔다, 같은 곳을 몇 번이나 돌았는지 눈이 온통 헤집어져 있구나.
그 끝에 슈가벨즈가 쭈그리고 앉아 있어. 발자국을 지우려는 모양인데, 눈을 쓸어 덮을수록 손자국만 늘어나지 뭐야.
아, 고개를 들었네.
이번에는 당신을 발견한 모양이야.
혹시 숨을 데 좀 아세요?”
“……저 많이 눈에 띄어요?”
“공방에 연락하실 건 아니죠?”
쉿, 잠깐.
저쪽에서 종소리가 들리는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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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눈 내리는 밤의 불청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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